목동에서 노래방을 고를 때 인테리어 화려한 곳을 찾는 것은 시간 낭비다. 마이크를 잡고 입을 열었을 때 나오는 소리가 마이크 앰프와 스피커를 거쳐 어떻게 귀에 꽂히느냐가 전부다. 사실 대부분의 손님은 노래방 기기 모델이 무엇인지, 혹은 스피커의 출력이 적절한지조차 모르고 돈을 지불한다. 이것은 공급자 입장에서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명백한 실책이다. 돈을 냈으면 최소한 내가 내는 소리가 뭉개지지 않고 정확히 출력되는 곳을 선택해야 한다.
음향이 평범하다면 차라리 최신형 기기가 갖춰진 곳을 가라. 이건 단순히 신곡이 많다는 의미가 아니다. 기기의 신버전에 탑재된 음성 보정 기능이나 공간 최적화 알고리즘이 생각보다 유의미한 차이를 만든다. 목동에 밀집된 노래방들 중 일부는 여전히 관리가 안 된 낡은 앰프를 사용하면서도 방음 설비만 강조한다. 밖에서 소리가 새나가지 않는 건 기본 소양이지 자랑할 거리가 아니다. 스피커 유닛이 찢어진 소리를 내거나 저음이 벙벙거리는 방은 아예 피하는 게 상책이다.
시설 등급을 매길 때 나는 보통 세 가지를 본다. 첫째는 마이크 감도다. 입술에 닿을 듯 말 듯 한 거리에서 소리를 받아내지 못하는 저가형 무선 마이크는 노래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둘째는 기기 내부의 밸런스다. 반주 음량과 보컬 음량이 조화롭지 못하면 귀가 금방 피로해진다. 셋째는 관리 상태다. 이건 겉으로 봐서는 모른다. 결국 직접 들어가서 에코와 볼륨을 조절해보고 판단해야 하는데, 이런 귀찮은 과정을 생략하고 아무 곳이나 들어가는 사람들을 보면 이해가 안 간다.
결국 가성비를 논할 때 중요한 것은 시간당 가격이 아니라 시간 대비 만족도다. 목동 일대의 노래방 상권은 경쟁이 치열한 것 같지만, 실상은 획일화되어 있다. 가격표는 다들 비슷하니 시설과 설비의 등급으로 차별화를 둬야 한다. 내가 이 업계를 꽤 오래 지켜본 경험상, 노래방 벽면에 붙은 화려한 포스터보다는 구석에 놓인 스피커 브랜드 하나가 더 신뢰할 만한 정보가 된다. 본인의 귀가 예민하다면 기종을 확인하는 수고를 아끼지 말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좁고 습한 방에서 음질 뭉개진 반주에 맞춰 돈을 쓰고 나오는 꼴이 될 뿐이다.